의미가 담긴 꽃 앞에선, 유한한 시간도 특별한 순간으로 바뀐다. 레스케이프 호텔 안에 자리 잡은 토니 마크류의 마법같이 아름다운 플라워.

 

 

요즘 가장 주목을 받는 레스케이프 호텔 로비에 들어서면, 고풍스러운 프렌치 스타일 인테리어와 어울리는 플라워 세팅이 제일 먼저 시선을 끈다.

 

바로 런던의 대표 플로리스트 토니 마크류의 작품. 웨딩 플로리스트를 넘어, 샹그릴라 파리 호텔, 패션 브랜드인 지방시, 펜디 등 과의 작업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세계적인 플라워 디렉터 토니 마크류는 신세계조선호텔의 새로운 독자 브랜드 레스케이프 호텔을 통해 한국 최초로 플라워 디렉팅을 선보였다. 스펙터클함과 풍성한 색채가 강조된 그의 명화 같은 작품이 가득한 곳에서 특별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플라워는 짧고도 짧은 시간을 가진 유한한 존재이기에 향기, 모양만으로도 순간의 강렬한 기억을 남길 수 있어요.”

 

▶ 레스케이프 호텔의 컬래버레이션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일단 한국에 이런 콘셉트의 호텔이 생긴다는 소식에 흥분되었어요. 게다가 부티크 호텔 인테리어의 대가 자크 가르시아와의 협업이라니. 그의 호화로우면서 섹시한 스타일을 매우 좋아하거든요. 여러모로 흥미로웠고 기대가 컸어요.

 

 

▶ 레스케이프 호텔의 플라워 작품은 어떤 콘셉트로 꾸며 졌나요.

 

레스케이프 호텔은 전체적으로 앤티크한 프렌치 무드를 갖고 있는 공간이에요. 호화롭고 고풍스럽죠. 개인적으로 많이 조사했어요.

 

그러던 와중 베르사유의 궁전을 떠올렸고 소품에 대한 영감을 받았죠. 베르사유풍의 로맨틱한 소품을 구하기 위해 서울에 있는 골동품 거리와 중국을 수없이 방문했어요.

 

또한, 호텔 인테리어의 디테일에서 영감을 받기도 했죠. 7층 르 살롱 바이 메종 엠오에 전시된 작품을 디자인할 땐, 새 모양의 인테리어 요소들과 벽지에 힌트를 얻어 아름다운 새장을 구상했으니까요.

 

 

▶ 당신이 주로 영감을 받는 곳은 어디인가요.

 

사실상 저는 존재하는 모든 것에 영향 받는 편이에요. 컬러, 빛,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사진 찍죠. 공간 같은 경우는 둘러보면 중요한 요소가 많아요.

 

벽지의 골드 디테일 하나, 의미 없이 놓인 쿠션 하나라도 영감이 될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매 순간 사진을 찍어요. 제가 보는 모든 것, 혹은 카메라가 보는 모든 것이 영감을 불러오기 때문이에요.

 

클라이언트와의 소통도 중요해요. 특히 제가 여태까지 해왔던 ‘웨딩’이란 문화는 개인적이고 사적인 영역이잖아요. 클라이언트와 환경을 고려해 디자인과의 시너지를 끌어내는 것도 중요하죠.

 

 

▶ 이번 작업은 런던을 떠나 한국에서의 첫 번째 작업이에요.

 

첫 한국 방문이기도 해요. 한국은 방문해본 적이 없는 나라였기에 무척이나 궁금했거든요. 막상 와보니 친절한 이들과 아름다운 문화와 유산이 가득한 나라네요. 이런 서울에서 작업할 수 있어 너무나도 감격스럽고 기뻐요.

 

 

▶ 지난 기자간담회 날, 26층 라망 시크레에 꾸며졌던 화려한 플라워 세팅이 모두의 이목을 끌었죠.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처음 제안 받았던 건 야외 정원의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 라망 시크레는 좀 더 섹시함이 필요했죠. 그래서 살롱 콘셉트를 떠올렸어요.

 

정물화에서 영감을 받아 꽃과 과일의 조화를 색상과 질감으로 아름답게 표현해내려 했어요. 특히 라망 시크레는 천장에서 떨어지는 채광으로 시간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 공간이기에 생각했던 살롱 콘셉트와 잘 맞아떨어졌죠.

 


▶ 레스케이프 호텔에는 다양한 분야의 내로라하는 크리에이터들이 협업을 했어요. 그들과 함께한 협업은 어땠나요.

 

다양한 사람들과 새로운 얘기를 나누는 건 인생에서도 좋은 경험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와 협업하는 것은 큰 축복이었어요.

 

저에게도, 레스케이프를 방문한 고객들에게도 새로운 것을 만날 기회인 셈인 거죠. 특히, 이곳에 모인 크리에이터들은 예술적이고 창의적이기에 더욱 좋은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 지금까지 수많은 웨딩을 위한 작업을 해왔어요. 레스케이프 호텔처럼 공간을 작업한다는 건 꽤나 새로운 일이었을 것 같아요.

 

레스케이프 호텔의 컬래버레이션은 단연 독창적인 프로젝트죠.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시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그동안 해왔던 웨딩이나 파티 등은 특별한 ‘하루’를 꾸미는 일이었는데, 레스케이프 호텔처럼 공간 디자인은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하니까요. 플라워의 신선도 유지 등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었죠.

 


▶ 당신의 말처럼 플라워는 계절 혹은 시간에 영향을 많이받아요. 때문에 레스케이프 호텔 안의 플라워 작품들이 어떻게 변할지도 궁금해요.

 

전체적인 톤은 변하지 않을거예요. 레스케이프 호텔 고유의 분위기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계절별로 색감 차이를 두는 등 디테일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선보일 예정이에요.

 

예를 들어 봄에는 러블리 핑크를 강조하는 등 꽃의 종류를 다양화해 풍요로운 느낌을 잃지 않으려고 해요. 색감과 질감을 통해 계절을 끌어안는 거죠.


 

1. 계단에 펼쳐진 장엄한 토니 마크류의 작품. 유기적으로 정성스럽게 연결된 플라워들이 이목을 끈다.

2. 새장을 모티브로 한 7층 디저트 샵 르 살롱 바이 메종 엠오에 위치한 작품.

3. 토니 마크류는 SNS를 통해 작품들과 작업과정을 공개하기도 한다. @tonymarklew

4. 로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토니 마크류의 작품.

5. 그랜드 오픈 날, 라망 시크레에 펼쳐진 화려한 토니 마크류의 작품.

 

▶ 이번 레스케이프 호텔의 작업은 앞으로 당신의 커리어에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요.

 

이번 작업을 통해 활동 범주가 한 단계 더 넓어진 느낌이에요. 레스케이프 호텔을 통해 아시아 플랫폼에도 제 작업이 알려질 테니까요.

 

벌써 많은 곳에서 흥미로운 제안들이 들어오고 있는데, 마치 축복 같아요. 앞으로도 다양한 작업을 통해 나중에는 클래스같이 교육적인 사업으로도 확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마지막으로 당신에게 플라워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물론 특별한 존재죠. 짧고도 짧은, 유한한 시간을 사는 존재요. 이것이 제가 사진을 많이 찍는 이유에요. 저
밖에 있는 건물이나 사물 들은 일주일이 지나도 같은 모습일 텐데, 플라워는 그렇지 않잖아요.

 

또한 플라워는 짧고도 짧은 시간을 가진 유한한 존재이기에 향기, 모양 만으로도 순간의 강렬한 기억을 남길 수 있어요.

 

런던에 있는 저의 플라워 숍에는 많은 이들이 방문하는데, 가끔 비즈니스 맨들이 꽃을 바라볼 땐, 바쁜 일상을 사는 그들이 꽃을 보면서 잠시나마 특별한 기억을 떠올리길 기대하기도 해요. 이처럼 플라워는 내게도 특별한 감동을 전해주는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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