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현 작가의 작품들.© 뉴스1 이기림 기자


한국미술계에서 일었던 단색화 열풍. 서양미술계에서는 이에 대해 '모노크롬'이라는 말로 번역하며 자신들의 '백색회화'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한국미술의 단색화는 한국적 아이덴티티를 지니고 있다. 단색화로 대표되는 한국 작가들은 분청사기 등 한국 도자기의 표면에서 단색화를 떠올렸고, 한국적인 물성과 사유방식을 이용했다.

한국화랑협회장이기도 한 최웅철 웅갤러리 대표는 서양미술계에서 한국미술이 저평가받는 게 싫었다. 이에 그는 '담색물성'이란 말을 만들었다. 담색물성은 '그림은 그림이되 선이나 색을 대신해 삶의 깊은 빛을 담아내는 것'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최웅철 대표는 24일 서울 종로구 홍지동 웅갤러리에서 가진 전시 '담색물성' 간담회에서 "담색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해야 새로운 논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 이번 전시명을 이같이 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구자현, 김택상, 윤형근, 이진우, 이동엽, 장광범, 장연순 등 한국적인 미가 잘 살아있는 작품을 만드는 7명의 작가들이 모였다. 전시작품들은 대체로 단색으로 그려지거나 제작됐다.

작가들의 성격이 모두 다르듯 작품들도 모두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구자현 작가는 흰 캔버스에 금박과 은박을 동그라미 모양으로 박은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구 작가는 "금에는 특유의 상징성이 있다"며 "또한 박 기법은 한국전통기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한 이 작품은 한국적인 여백의 아름다움도 갖고 있다.

장광범 작가는 언뜻 보면 등고선처럼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그는 캔버스에 물감을 15번 정도 두껍게 쌓아올리고 이후에 그라인더로 깎아내 작품을 만들었다. 이처럼 시간집약적인 작업들이 전시장에는 많이 걸려있다.

이외에도 한지를 수십장 반복해 깔면서 그 위에 숯덩어리를 채로 걸러 뿌리고, 쇠브러쉬로 눌러 마치 '부뚜막에 묻은 연기 진'이 느껴지도록 한 이진우 작가의 작품, 직접 만든 안료 등을 이용해 캔버스를 파스텔톤과 빨간색으로 물들인 김택상의 작품 등 다양한 작품들이 한국의 미를 뽐내고 있다.

전시는 6월15일까지 열리고,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이다.

 

 

 

김택상 작가의 작품들.© 뉴스1 이기림 기자

 

 

이진우 작가의 작품.© 뉴스1 이기림 기자
저작권자 © 웨딩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