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비(본명 권지안)가 13일 오전 서울 인사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개인전 ‘리얼 리얼리티(Real Reality)’ 기자회견에 앞서 자신의 그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6.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솔비(본명 권지안)가 13일 오전 서울 인사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개인전 ‘리얼 리얼리티(Real Reality)’ 기자회견에 앞서 자신의 그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6.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가수 겸 아티스트 권지안(솔비)는 이제 어엿한 아티스트가 됐다. 일기 형식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 지난 2010년.

어언 10년간 그림을 그리며 자신을 치유하듯 대중을 함께 치유하는 아티스트로 성장, 세계적으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

솔비는 13일부터 오는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인사아트센터에서 '리얼 리얼리티, 불편한 진실'이라는 타이틀로 전시회를 개최한다. 솔비는 이 전시를 통해 최근 3년 동안 작업한 작품 70여 점을 선보인다.

솔비는 전시회가 개최되는 이날 오전 취재진을 만나 작품 설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솔비는 지난 2017년부터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에 관해 레드, 블루, 바이올렛이라는 이름의 작품으로 제작했다.

솔비는 2015년부터 음악하는 솔비와 미술하는 권지안의 협업, '셀프 컬래버레이션'이라는 독창적인 작업을 시작했으며 올해 열린 '2019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대상' 아트테이너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하이퍼리즘 바이올렛' 퍼포먼스 작업을 완료하기도 했다.
 

솔비(본명 권지안)가 13일 오전 서울 인사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개인전 ‘리얼 리얼리티(Real Reality)’ 기자회견에 앞서 자신의 그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6.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다음은 일문일답.

-3년간 하이퍼리즘 시리즈를 했다.

▶이 작업을 하는 것 자체가 시간도 오래 걸리고, 할 것이 많다. 안무와 퍼포먼스를 만들고 영상 만들고, 그림을 마무리까지 해야하기 때문에 할 것이 정말 많다. 시간이 금방 갔다.

-퍼포먼스 후 캔버스에 후반 작업이 들어가는 것인지.

▶작업을 한 다음에 재단을 하는데도 시간이 걸렸고, 처음에 '레드' 작업을 하고 창고에서 꺼내지 못했다.

아팠다. 많은 분들은 '레드' 작품을 보고 기존에 알고 있던 솔비가 아닌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내 진짜 모습과 상처를 대면하면서 1년 동안 그 작품을 못봤는데, 1년 후 '블루' 작업을 하면서 '레드'를 마주하고 재단했다.

다른 것은 다 재단했는데 '블루'만 조금 후반 작업이 들어갔다. '클라스 업' 노래 가사를 작품 안에 넣었다.
 

솔비(본명 권지안)가 13일 오전 서울 인사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개인전 ‘리얼 리얼리티(Real Reality)’ 기자회견에 앞서 자신의 그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6.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작업을 하며 치유한 부분은.

▶'레드'는 투쟁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내가 많이 숨어있었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용기있게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나도 자신감을 더 얻은 것이 있었다. '블루'를 하면서 계급 사회에 대해 알게 모르게 일어나고 있는데, 연예계에서 경험하면서 겪었던 것을 넣었다. 사회성이 다 투영되어 있다. '블루'를 하면서 사회에 관심을 갖게 됐다.

-12일에 나온 '바이올렛'에 대한 소개를 한다면

▶고민이 정말 많았다. '바이올렛'은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것에 대해 힘을 뺐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많이 했다. 원초적으로 아담과 이브로 간 것 같다. '바이올렛'을 통해 비워진 느낌이 있다.
 

솔비(본명 권지안)가 13일 오전 서울 인사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개인전 ‘리얼 리얼리티(Real Reality)’ 기자회견에 앞서 자신의 그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6.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그림을 그리기 전과 후의 달라진 솔비의 모습은.

▶그림을 그리기 전에는 나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것을 잘하는지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지 잘 몰랐다.

그림을 그리고 나서부터는 내가 굉장히 진지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진짜 나를 보여주는 느낌이다.

-레드에 담은 상처는 무엇인가.

▶여자만의 상처는 아니다. 내가 여자 작가니까 그렇게 표현을 한 것이지만, 악플이나 나와 관련 없는 이야기들로 상처받은 것들을 표현한 것이다. 내가 막을 수가 없더라.

-작품 활동에 도움받은 사람이 있나

▶처음에는 일기 형식으로 그림을 그렸다. 2015년도에 이정권 대표님을 만나면서 '미술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해서 도움을 받았다.

삶과 일치할 수 있는 방식을 연구해오라고 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니까 내 음악을 그림으로 그려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무대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원래 그림을 그리는 분들이 바라보는 솔비는

▶좋게 바라봐주는 분들이 많다. 가우디 성당을 조각하는 에츠로 소토 선생님이 있는데, 내 작품에 대해 좋게 평가해줬다.

용기를 줬다. 그런 대가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해주니까 용기도 생기고 오히려 한국에서는 나에 대한 선입견이 많은데, 어떻게 보면 연예인이라는 인지도를 얹고 간다는 생각이 많은데, 많은 분들을 만나서 자신감을 얻었다.

-가우디 성당 조각을 이어 받아 작업 중인 대가에게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대단한 일인데, 파리에서의 활동을 조금 소개해준다면.

▶굉장히 신기한 일이 있었다. 내 개인적인 일을 말해본다면, 2년 전에 가우디 성당에서 미사를 보게 됐다. 그 미사를 보면서 그때가 공식적으로 미사가 처음 오픈된 것이었다.

미사를 들었는데 정말 살짝 조금 소름 돋을 정도로 뭔가 황홀했다. 내가 여기에 미사를 드리고 있는 것이 뜻이 있는 것 같았다.

설교를 잘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기도했다. 1년 뒤에 여기 다시 오게 해달라고. 정말 신기하게 작년에 선생님이 우연히 한국에 왔고, 유럽에 매니저가 있는데 그 분이랑 소토 선생님과 친하다.

그 분과 연이 되어서 만나게 됐다. 그 선생님에게 내 작품을 보여줬다. 나는 사실 '왜 이렇게 살아?'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때 딱 선생님이 나에게 확신을 줬다. 내 작품이 본인에게 신선한 충격이 됐다고 들었다.

파리, 바르셀로나를 오가면서 작품활동을 했다. 많은 분들을 만났다.

매력적인 공간이 하나 있더라. 파리에서 제일 오래된 시장 안에 스트릿 아트 1세대 아티스트들이 거기서 전시를 하는 갤러리가 있더라.

나도 여기서 전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리에 있는 스트리트 아티스트들과 교감하고 싶었다. 그 문화를 배우고 싶었다. 전시를 하면서 같이 작업을 하고 전시를 하게 됐다.

-로마공주같은 재미있는 타이틀로 유튜브도 하고, 예능적으로도 솔비의 매력이 많다. 이제 아티스트로도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예능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것에도 부담이 없어졌는지.

▶솔직히 재미있는 모습도 나의 장점이다. 그런 것을 버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내 안에 여러명이 있어서 '솔비 나와'하면 꺼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고, 그 또한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다양한 방식으로 웃음을 주고 싶다.

-그림 그리는 권지안, 음악하는 솔비.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은.

▶지금처럼 살고 싶다. 평생동안 작업을 하면서 사람들의 마음도 치유해주고 싶다.

-앞으로의 솔비 음악은 작품과 항상 연결이 되는 것인가

▶미술 작업의 재료가 음악인만큼 함께 하는 것이 많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다. 대중적인 음악도 준비하고 있다. 적당히 비중을 둬가면서 해야될 것 같다.

-목표가 있다면

▶무조건 해외로 나가고 싶다. 감사하게도 연락이 계속 온다. 해외에서 나도 좋은 것을 보여드리고 우리나라의 작품을 알린다는 마음으로 자부심을 갖고 임하고 싶다.

우리나라의 가수가 미술과 음악을 결합한 아티스트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고 자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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