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AMPING STORY
바야흐로 선선한 가을, 본격적인 캠핑의 계절이 다시금 돌아왔다. 사랑하는 이와 같은 땅에 누워 보석 같은 별을 세다 잠들기 원한다면 집중. 캠핑을 계획하는 <웨딩21> 독자들을 위해 각양각색의 캠퍼들이 나섰다.
결혼을 앞둔 백패커 예비부부와 서로의 가장 절친한 친구가 된 오토캠퍼 부부, 그리고 사랑스러운 네 살배기 딸, 아들같은 반려견의 손을 잡은 카라반 캠퍼 가족까지. 피부로 자연을 만끽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소개한다. 매 순간이 새로운 두근두근 캠핑 스토리.
▷ ‘백패킹’을 함께 즐기는 커플, 백패커 안성민&오유진
4년째 열애 중인 동갑내기 커플이 결혼을 앞두었다. 사사로운 갈등도, 캠핑의 부상도 두 사람의 발걸음을 막을 순 없다. 이제는 부부로 함께할 이 예비부부가 ‘백패킹’을 하는 이유.
1. <웨딩21> 독자들에게 우리 커플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4년째 연애 중인 캠퍼 커플 안성민, 오유진입니다. 30살 동갑내기로, 내년 여름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부부입니다.
2. 연애와 결혼 등 전반적인 러브스토리가 궁금해요.
저희는 절친한 친구 부부의 소개로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이어지지 않았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서 친구로서 연락을 주고받게 되었고, 자연스레 연애로 이어졌어요.
이렇게 오래 만나게 될 줄 생각지도 못했는데 만나다 보니 4년이란 시간이 지났더라고요. 이제는 함께 생활하고 싶은 마음에 결혼을 결심했어요. 백패킹을 더 자주 다니기 위한 것도 큰 이유예요!
3. 커플이 같은 취미를 즐긴다는 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언제부터 함께 캠핑을 즐기게 됐나요?
처음 시작한 건 오토캠핑이었어요. 2017년 가을부터 시작한 것 같은데, 뭣도 모르고 리빙 텐트를 사는 바람에 고생한 기억이 나네요.
동영상을 보고 다쳐가며 2시간 동안 텐트를 쳤어요. 우여곡절 끝에 고기파티를 열었는데 꿀맛이었어요. 캠핑을 처음 시작한 그날은 정말 잊히지가 않아요.
4. 함께 캠핑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나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특별한 계기나 에피소드는 없어요. 우연히 SNS를 보다가 캠핑을 접했는데요. 백패킹하는 사람들을 보고 ‘나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후로 여자친구와 울산 간월재를 등산할 때 백패킹 하는 가족을 봤어요.
부부와 아이까지 세 명이서 배낭을 메고 걸어오는데 그 모습이 참 멋있더라고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캠핑에 대해 알아봤죠. 정말 단지 멋있어서, 오토캠핑으로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여자친구에게 “이제 백패킹 할래?” 하고 물어봤더니 “가방 사주면 할게”라고 답하더라고요. 그 한마디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백패킹을 시작했죠.
5. 우리 커플만의 캠핑 키워드를 세 가지로 꼽는다면?
우선 빠질 수 없는 건 ‘푸드파이터’에요. 제가 평소에도 많이 먹는 편인데 캠핑을 하면 정말 무한정으로 먹게 되더라고요. 같이 캠핑 다니는 사람들도 늘 “진짜 잘 먹는다”고 감탄해요. 또 하나는 ‘쇼윈도 커플’이에요.
백패킹을 하면 당연지사 인증 사진을 찍는데요. 그럴 때마다 세상 행복한 커플처럼 촬영하지만 막상 다 찍고 나면 “됐다, 빨리 가자” 하고 각자 할 일을 하거든요. 마지막 하나는 ‘사고뭉치’라고 할 수 있어요.
여자친구가 캠핑을 할 때마다 다치거나 실수를 하거든요. 백패킹을 한 지가 얼마인데! 아직도 하나씩 깜빡하더라고요. 우리 커플에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예요.
6. 많은 취미 중 캠핑을, 그것도 ‘백패킹’으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단순히 ‘멋’이었어요. 실제로 백패킹을 하며 느끼는 장점은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더욱 빠져들고 본격적으로 더 많이 다니게 된 것 같아요.
요즘은 이미 알던 친구나 회사 동료 아니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가 어려운데 백패킹을 하면서 정말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났어요. 무엇보다 여자친구와 싸움이 줄어들었어요.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처럼, 힘든 과정 속에서 서로 돕는 게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그 자체로 힐링이 되고요. 백패킹만큼 좋은 취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7. 함께 캠핑을 하면 크고 작은 난관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떤 부분이 문제로 다가오나요?
우선 백패킹 특성상 부상이란 난관을 피할 수 없어요. 각자 무거운 배낭을 메니까요. 지난겨울, 하산하는 도중에 여자친구가 다리를 삐끗했는데, 당시에는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어요.
여자친구는 어처구니가 없다며 웃었고요. 그런데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보니 골절됐더라고요. 그러고 나니 정말 미안했어요. 그 정도로 심한 줄 몰랐던거죠.
여자친구는 2주가 넘도록 입원했다가 설 명절을 꼬박 넘긴 후에야 통깁스 상태로 겨우 퇴원했습니다. 그 후로는 여자친구가 먼저 가라고 해도 저는 뒤에서 받쳐주며 내려가요. 항상 발목 조심, 부상 조심입니다.
8. 대략적인 캠핑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비용 부분은 천차만별이에요. 동계와 하계 금액이 나뉘고, 캠핑 장비는 메이커 별로 금액이 달라서요. 저희의 백패킹 금액은 동계 기준 대략 2인 300만 원 정도입니다. 물론 저렴하게 시작할 수도 있지만 이름난 브랜드로 시작하면 그만큼 오래 쓰더라고요. 중고로 되팔 수도 있고요.
9. 함께 캠핑을 즐기며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연인이 무언가를 함께하는 처음 단계에서 많은 갈등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마찬가지였고요. 처음에는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다 보니 많이 다투었는데요.
시간이 지나고 함께하는 백패킹이 익숙해지면서 서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고, 이전보다 더욱 배려하면서 싸움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또 산에서 야외 취침을 할 때, 아침 일찍 등산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다 보니 부지런해졌어요.
한 가지 더, 자연을 소중히 생각하게 됐어요. 흔히 백패킹하는 사람들이 자연에 피해를 입힌다고 생각하더라고요. 그래서 피해를 입히지 않게 더 조심해요.
10. 함께 취미를 즐길 때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어떤 점이 가장 만족스러운지 궁금해요. 아무래도 둘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서 좋더라고요. 주말에 어디를 갈지, 뭘 먹을지 고민하는 시간도 줄었고요. 백패킹을 하기 전에는 주말에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가 최대 고민이었는데 이제는 그런 고민이 없어요. 덤으로 운동도 하고요.
11. 커플 캠핑을 할 때, 아쉬운 부분이 있나요?
제가 술을 좋아하는 편인데 여자친구는 술을 마시지 않아 눈치를 보게 되더라고요. 다른 백패커들과 같이 가지 않으면 혼자 술 마시는 것도 아쉽고요. 그 외에는 없어요. 장점이 훨씬 많습니다.
12. 가을을 맞아 캠핑을 고려하는 <웨딩21>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남겨주세요.
아직 함께하는 취미가 없는 커플이라면 백패킹을 강력 추천합니다. 물론 단점도 있지만 장점이 더 많아요. 가을은 백패킹 시즌인데, 백패킹도 하며 주변 관광지도 가고, 일석이조 아닐까요?
항상 똑같은 데이트는 지겹잖아요. 백패킹은 색다른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취미여서 재밌어요. 애정도 깊어지고요. 아직 캠핑을 경험한 적 없는 연인이라면 고민하지 마세요. 처음 백패킹이 막막하다면 오토캠핑으로 시작하는 것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