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변했다. 요즘 세상은 MZ세대가 모두 점령해버렸다.

이곳저곳에서 MZ세대를 논한다. 웨딩 시장 역시 MZ세대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이렇듯 모두가 주목하는 MZ세대는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사전적으로 MZ세대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묶어 부르는 말이다.

관점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보편적으로 10대 후반부터 30대를 이른다. 즉 주요 소비층이자 사회 활동 연령층이라는 말이다.

미디어는 각종 소비 지표나 사회 활동 흐름을 토대로 MZ세대를 ‘솔직한’ 세대라고 말한다. MZ세대의 통계는 분야를 막론하고 결과치가 분명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적나라할 정도로 자기 자신의 생각과 소신을 표출한다. 이러한 MZ세대의 성향은 사회적 관점은 물론 산업의 관점마저 뒤엎어버린다.

브랜드들은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직접적인 마케팅을 하고, 간편성과 가치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많은 산업이 MZ세대에 발맞춰가고 있지만 유일하게 MZ세대와 손발이 안 맞는 곳이 있다면 바로 관혼상제(冠婚喪祭)다.

MZ세대는 개인의 가치를 추구하지 않는 관혼상제를 거부하기 시작했고 이로써 많은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웨딩 산업 역시 그중 하나다. MZ세대에게 결혼이란?

IMF를 거치며 대한민국에는 철저한 자본주의가 중요 신념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경제 회복을 위해 끊임없이 절약하고, 성장을 위해 인간이란 동력을 아낌없이 돌렸다.

그 결과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 혜택을 추구하는 가성비 개념이 생겼다. 인간의 동력을 낭비한 결과로 개인 경제와 복지 불안도 생겼다. 입시 실패와 취업난, 경력 단절의 고용불안, 주택 경제의 불안까지.

순탄한 유년 시절과 학창 시절을 거쳐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적당히 좋은 사람 만나서 적당한 때에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는 삶은 현실이 아닌 이루기 힘든 이상이 되어버렸다.

불안으로 점철된 현실에 놓인 ‘IMF키드’들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들을 하나 둘씩 포기했고, 가장 먼저 놓은 것이 바로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의 결혼이라는 관례다.

소요 비용이 가장 높지만 이혼이란 주홍글씨와 경력단절이라는 하이 리스크가 따라오는 관례. 이와 더불어 윗세대의 높은 이혼율과 가정불화로 인해 ‘IMF키드’이자 MZ세대들은 타인과의 융합에 더욱 신중해졌다.

특히 결혼은 부부의 탄생을 뜻하는 한편 집안과 집안의 결합을 의미한다. 내 한 몸 건사하기도 바쁜 이 세상에 집안의 결합을 조율하기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고된 일이다.

이런 이유로 MZ세대는 제 자신을 위해서라도 ‘고비용 저효율’의 결혼을 포기한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들은 MZ세대였던 것이다.

결혼 제도의 미래는? 그렇다고 해서 모든 MZ세대가 결혼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다. MZ세대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미래를 꿈꿀 때가 있다.

하지만 개인의 가치가 누구보다도 중요한 이들에게 결혼이란 제도를 강요하는 건 ‘소 귀에 경 읽기’일 것이다. 아무리 주거 정책을 펼치고 가족의 가치를 강조해도 소용없다.

지금의 결혼 관례에는 경제적 이득도, 양성평등도, 다양성의 인정도 없다. ‘둘이서 함께’라는 가치만을 좇기엔 마주하는 현실 문제가 너무 많은 하이 리스크이기 때문이다.

결혼은 장기전을 치러야 하는 일이니까. 지금의 관례대로 집안과 집안이 만나고, 화려한 예식을 올리고, 가사 부담의 불평등이 존재하는 결혼 생활은 MZ세대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삶이 아니다.

MZ세대의 마음을 돌리려면 결혼 산업과 그에 따른 가치관이 크게 바뀌어야 한다. 간편하고, 가치 있고, 인격적으로. MZ세대는 지금, 누구보다 결혼 제도의 변화를 원하고 있다.

임주은 (28세, 기혼)

Q. 결혼 후 가장 좋은 점은요?

경제적·시간적으로 둘이 함께 부담을 나눌 수 있다는 거요. 덕분에 심적으로도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요. 또 누군가 항상 곁에 있다는 건 마음에 큰 안정감을 줘요. 혼자일 때보다 훨씬 마음이 안정돼요. 

Q.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이상적인 결혼은 어떤 모습인가요?

뭐든 둘이 함께! 그러나 각자의 일은 노터치! 어느 정도는 공유하지만 서로에게 예의는 지켰으면 좋겠어요.

Q. 행복한가요?

네! 저는 정말 행복해요. 하하.

함지연 (30세, 기혼)

Q. 결혼 후 가장 좋은 점은요?

둘이 늘 함께 있는 거요. 모든 단점을 뛰어넘는 큰 장점이에요.

Q. 가장 이상적인 결혼은 어떤 모습인가요?

결혼은 우리 둘만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가 생긴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관계를 맞춰나가다 보면 현실적인 고민들이 생기죠.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적당한 거리와 태도를 유지하는 조율이 중요해요.

Q. 결혼을 앞둔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요?

주택 마련을 위해서라면 혼인신고를 미리 해두는 걸 추천해요. 신혼부부 혜택이 매우 크거든요.

권민수 (26세, 미혼)

Q. 결혼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경제적 동반자요. 사랑도 사랑이지만 경제적 이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요.

Q. 이상적인 결혼은 어떤 모습일까요?

상호존중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서로의 커리어와 생활을 존중하는 태도. 특히 가사노동과 육아에 남편의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고요. 

Q. 결혼하고 싶은가요?

지금은 아니요. 저는 지금의 삶에 만족해요. 경제적으로 자립해서 재밌게 사는 게 더 좋아요.

김사민 (29세, 미혼)

Q. 결혼하고 싶은가요?

연애를 오래 하다 보니 주거와 노후 같은 현실을 생각하면서 혼자서는 힘들다는 걸 느꼈어요. 현재의 제도나 정책은 신혼부부에게 더 많은 혜택이 있으니까요.

Q. 결혼하고 싶을 때는 언제인가요?

지금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데 분가를 해서 나만의 가정, 온전한 내 삶을 꾸려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가 있죠. 

Q. 이상적인 결혼은 어떤 모습일까요?

완전히 독립된 개인과 개인이 결합하여 원하는 자유와 가정, 인생을 불필요한 간섭 없이 꾸려나가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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