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빠지니 시간이 빨라졌다"…뮤지컬 '모래시계' [리뷰]
"이정재 빠지니 시간이 빨라졌다"…뮤지컬 '모래시계' [리뷰]
  • 조윤예 기자
  • 승인 2022.06.2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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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모래시계© 뉴스1

5년만에 돌아온 뮤지컬 '모래시계'가 잠깐 멈췄다. 안타깝다. 질기고 질긴 코로나19 탓이다.

공연팀내 확진자 발생으로 오는 26일까지 공연이 취소됐다. 28일부터 정상 진행해 8월14일까지 이어질 공연에 자그마한 힘을 보태기 위해 리뷰를 더한다.

지난 19일 오후 7시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 무대에서는 박태수 역에 민우혁, 강우석 역에 송원근, 윤혜린 역에 유리아, 이종도 역에 이율, 윤회장 역에 정의욱, 신영진 역에 송문선이 각각 열연을 펼쳤다.

민우혁은 최민수가 표현한 남성적 박태수를 보다 갈등하는 인물로 그려냈고, 유리아는 윤혜린을 보다 강인하고 의지력 있는 인물로 표현했다. 또한 송문선은 기자 신영진을 비중 있는 인물로 잘 살려냈다.

뮤지컬 '모래시계'는 1995년 24부작으로 방영한 동명의 TV드라마가 원작이다. 유신정권 말기부터 6공화국 출범까지를 배경으로 5·18 민주화운동, 삼청교육대 등 굵직한 사건을 처음으로 다룬 원작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했다. 오징어게임으로 유명한 이정재가 스타로 발돋움한 출발점이기도 하다.

 

 

뮤지컬 모래시계© 뉴스1

이정재는 이 작품에서 윤혜린의 보디가드 백재희 역을 맡았다.

2017년 초연한 뮤지컬 모래시계에선 백재희가 있었지만 이번 공연에선 완전히 빠졌다. 5년만에 돌아온 이번 공연이 또다른 초연작이라 불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주요배역을 조정한 것뿐만 아니라 대본, 넘버, 극의 흐름, 작품의 분위기까지 모두 바뀌었다.

바뀐 만큼 뮤지컬 '모래시계'의 속도감은 초연에 비해 빨라졌다. 이야기의 큰 흐름은 원작 모래시계의 시간표대로 흘러가지만 남성중심의 서사에서 벗어나 여성 중심의 서사가 이야기의 틀을 지탱한다.

뮤지컬의 첫 장면도 윤혜린과 신영진의 만남을 통해 앞으로 벌어질 격변의 시간을 예고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모래시계를 넘겨받는 이도 신영진이다.

또한 기존의 3각 관계(박태수, 강우석, 윤혜린)가 미처 놓친 섬세한 부분을 잘 짚어낸다. 시대적 아픔을 간직한 청춘의 열정과 사랑, 어쩔 수 없는 선택에 따른 결말이 보여주는 여운 등이다.
 

뮤지컬 모래시계© 뉴스1

"우린 작은 모래알 같겠지만, 우리가 모이고 또 모이면 언젠가 달라진 내일이 올 거야"

넘버 '우리의 계절'에 삽입된 이 대목은 3년간의 프리프러덕션을 통해 재탄생한 모래시계의 주제를 압축하는 대목이다.

개개인은 시대의 흐름 앞에서 모래알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희망을 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 이런 주제 의식은 백혜린이 좋아하는 시구절에서도 되풀이된다. "세상의 풀리지 않는 문제는 인내로 대하라…끝까지 살아내는 것. 그러면 어느새 해답 안에서 살고 있을 테니"

또한 회전무대 등의 무대장치가 극의 몰입감을 돕는다. 5·18 민주화운동의 경우 시민군과 진압군의 대치 상황이 회전무대를 통해 긴박하면서도 압축적으로 살려냈다. 민주화 시위와 기득권의 야합도 회전무대를 통해 대비돼 원작을 못본 관객들에게도 쉽게 다가온다.

뮤지컬 '모래시계'는 원작의 후광에서 벗어나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삶의 의지를 더하게 만든다. 작품은 오늘 8월14일까지 이어진다.
 

뮤지컬 모래시계© 뉴스1

조윤예 기자 news@wedding21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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