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폐백 하나요? MZ세대 부부들에게 듣는 폐백 관련 경험담
요즘, 폐백 하나요? MZ세대 부부들에게 듣는 폐백 관련 경험담
  • 한혜리 기자
  • 승인 2022.09.25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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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폐백은 꼭 ‘해야만 했’던 혼례 의식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어느 결혼식에 가도 폐백을 보기 힘들다. 

점점 사라져가는 폐백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오늘날의 폐백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MZ세대 부부들이 말하는 폐백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폐백(幣帛)이라 하면, 신부가 시댁 어른들에게 인사를 드리는 혼례 의식이다.

전통 혼례 예식 과정으로 과거에는 구고례(舅姑禮)라고 불렀다. 청색과 홍색의 고운 전통 혼례 한복을 입고, 대추, 산적, 닭으로 만든 폐백 음식 앞에서 어른들에게 대추를 받는 모습을 떠올린다면 더욱 이해하기 쉽다.

예식과 신혼여행 위주의 요즘 결혼 풍습과 달리 전통 혼례에는 의혼, 납채, 연길, 납폐, 대례, 구고례 등 수많은 과정이 있다.

우리가 아는 것 중에는 친구가 마른오징어를 뒤집어쓰고 신붓집으로 들어가는 ‘함’과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폐백이 있다.

구고례로 불리던 그 시절 폐백은, 신부가 혼인을 마치고 처음 시댁으로 들어가는 날 행하는 예식이었다.

그러나 현대로 넘어와 예식 과정으로 편입되었다가 요즘 들어서는 아예 찾아보기 힘든 예식이 되어버렸다.

오늘날의 폐백은 도대체 어디로 숨어버린 것일까. 

인권 의식이 높아지면서, 혼인율은 한없이 떨어졌다. 결혼을 포기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식’을 생략하는 사람도 늘었다.

현대 젊은이들은 결혼의 과정과 혼인에 부담을 느낀다. 이 때문에 결혼 산업은 자연스럽게 축소되었으며, 예식 과정 또한 ‘간소화’하기 시작됐다.

이것이 지금의 ‘스몰 웨딩’이 생겨난 이유다. 짧은 시간 안에 최상의 효율에 집중하는 MZ세대 부부들은 결혼 예식에도 선택과 집중을 요구하며 새로운 예식 문화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예단, 혼수, 폐백 등은 과감히 생략되고, 애프터 파티나 실용적인 혼수에 집중하는 것이다.

실제로 요즘 예비부부들 사이에서 ‘애프터 파티’는 또 하나의 예식 문화로 인기다.

친척 어른들을 모시는 예식보다 부부의 지인 관계에 초점을 맞춘 예식 과정으로 인기가 많다.

이전까지 해외에서나 볼 수 있던 ‘파티’형식 예식이 우리나라 예식 문화에도 활발하게 적용되는 것이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관계자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폐백 문의는 10쌍 중 1~2쌍 수준이라고 한다. 또한, 최근에는 폐백 대신 ‘'애프터 파티’에 대한 문의가 더 많은 추이라고 전했다. 

허례허식을 타파하고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나가는 MZ세대의 방식은 문화 발전에도 이로운 일이다. 그러나 동시에 전통문화 계승과 보존 문제도 생각해봐야 하는 것이 지금 세대의 숙제이기도 하다.

눈으로 보기에만 좋은 음식들을 차려놓고, 어른들에게 ‘절값’을 받고, 수모비(도우미 비용)를 지급해야 하는 폐백은 효율적이지 않다.

그러니 MZ세대의 지혜를 빌려, 폐백 형태를 간소화해보면 어떨까. 전통의 멋과 뜻깊은 의미는 살리되, 형식을 효율적으로 바꿔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지 모른다.

사라진 ‘함’ 문화처럼 폐백 문화가 사라지는 건 아쉬운 일이다. 폐백은 놓인 음식에 깃든 뜻처럼 새로운 가정에 장수와 풍요, 제액과 금실을 기원하는 뜻깊은 의미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폐백의 본래 의미에는 ‘서로 주고받는 예의’가 담겨 있다.

폐백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거창한 예식보다는 선조들의 지혜를 따라 더 뜻깊고 지혜로운 ‘나눔’을 행해보면 어떨까.

전통의 의미와 가치는 빛내며, 허례허식은 덜어내는 방법으로 말이다.

# 폐백 하셨나요? MZ세대 부부들에게 듣는 폐백 관련 경험담

A 결혼 1년 차, 폐백 안 했어요

폐백은 과감히 생략했어요. 부모님께 손 안 벌리고 우리 힘으로 예식을 치르고 싶었거든요. 부모님은 조금 아쉬운 눈치셨지만, 그래도 자식들이 먼저 안 한다고 해주면 좋다는 말을 들었어요. 

아무래도 폐백 때는 어른들께 절값을 받으니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고요. 결국 어른들을 위해서도, 저희를 위해서도, 또 효율적인 예식을 위해 폐백은 안 하기로 한 거죠.

B 결혼 3년 차, 폐백 했어요

저희 집안은 어른도 많고 사람도 많은 대가족이라 폐백을 했어요. 시부모님의 의견이 중요했죠. 짧지만 친지분들만 모여서 하는 예식이잖아요.

특별한 추억도 되고, 어른들께 제대로 인사도 드릴 수 있었고요. 시댁 어른들이 주신 ‘절값’은 신혼여행 비용으로 감사하게 잘 썼어요. 막상 예쁜 폐백실에서 남겨놓은 사진을 보니 잘했단 생각이 들어요.

C 결혼 10개월 차,  폐백 안 했어요

폐백은 하지 않았어요. 시부모님이 이혼 상태라 두 분이 함께 절을 받으시기도 애매하고, 친척들을 만나는 자리도 어색해하시는 것 같아서 생략했어요. 

대신 친구들과 애프터 파티를 열었어요. 친척들은 결혼 후에 인사드릴 일이 많지만, 정작 친구나 지인들에겐 고맙다는 말을 전할 시간이 없더라고요. 친구들에게 인사를 나눌 시간이 되어 좋았어요. 

D 결혼 5개월 차, 폐백 한 걸까요?

폐백까진 거창한 느낌이 들었는데, 한복은 입고 싶더라고요. 왠지 폐백 사진이 있어야 진짜 결혼한 느낌이 들 것 같았거든요. 나중에 아이들에게 사진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폐백은 안 하고 양가 부모님과 폐백실에서 한복 입고 사진만 찍었어요. 뜻깊은 날에 남긴 사진이라 그런지, 가족을 위한 기념사진도 되고 좋더라고요.

한혜리 기자 news@wedding21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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