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쌍의 원앙처럼 늘 행복하라는 의미에서 오늘날까지 신혼부부를 위한 선물로 인기 좋은 원앙 인형. 원앙에 대한 전통적 관념과 과학적 사실의 엇갈림에도 여전히 좋은 금실의 상징으로 부부의 침실을 지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앙은 신혼 부부들이 가장 바라는 잉꼬 부부의 상징인 새다. 실제로도 암컷과 수컷이 항상 함께 다니기 때문에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금실이 좋고 늘 함께 다니는 부부를 빗대어 원앙이라고 했다. 이제 막 예식을 치르는 신혼 부부에게 주례자가 ‘원앙처럼 금실 좋게 살라’고 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원앙새는 약 2천5백여 년 전 중국에서 처음 기르기 시작하다가 2천여 년 전에 우리 나라에 전래된 것으로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원앙은 암수의 깃털이 워낙 차이가 나서 고대 중국에서는 서로 다른 새인 줄 알고 수컷을 원, 암컷을 앙으로 따로 이름을 붙였는데, 나중에 같은 종임을 알고 나서는 원과 앙을 합쳐 원앙이라 불렀다.

특히 암컷과 수컷의 원앙 한 쌍이 물 속에서 놀고 있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정겹고 아름답다 하여 예부터 동양화나 도자기 등 예술작품에 자주 등장하곤 했다.

하지만 요즘 조류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원앙새는 겉으로 보기엔 암수가 항상 붙어다니는 것처럼 보이지만, 좀 더 깊이 관찰하면 한 쌍이 함께 다니다 일단 암컷이 알을 낳아서 품게 되면 얼른 다른 싱글 암컷한테 가서 또 붙어다니므로 새 중에서 원앙새가 가장 바람둥이라고 한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원앙 자신이 너무 화려해 적의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새끼들의 안전을 위해 떠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어쨌든 신혼 부부에게 원앙처럼 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생태적으로 볼 때 잘 맞지 않는 말일 수도 있지만 조상들이 금실이 좋은 부부의 상징으로 원앙을 꼽았던 것은 그동안 원앙의 습성을 잘 몰랐던 무지일 수도 있고 또는 사랑이 지속되길 바라는 우리의 마음이 원앙에게 투영된 것일 수도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원앙과 같은 금실을 기원하며 신혼 부부가 덮는 이부자리에다 원앙을 수놓았는데, 이를 원앙금침이라고 한다. 요즘은 많이 줄었지만 신혼 부부에게 나무로 만든 원앙 한 쌍을 선물로 주는 것은 원앙처럼 금실 좋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원앙 목각 인형 한 쌍을 잘 살펴보면 원앙의 머리가 좌우로 돌아가는 것을 알 수 있다. 부부간에도 다투거나 갈등이 생기기 마련인데, 상대방으로 인해 기분 이상한 날이 있다면 서로 바라보고 있던 원앙의 머리를 반대편으로 돌려, 상대방이 이를 알아채도록 해 부부간에 서로 대화를 시도하며 더 잘하려고 노력하자는 의미다.

특히 원앙 암컷의 주둥이는 항상 실로 묶여 있는데, 이는 여자란 원래하고 싶은 말을 전생에서부터 잔뜩 짊어지고 왔으니 말은 될 수 있으면 아껴서 하라는 의미로 꼭 묶어둔 것이라고 한다. 유독 암컷의 주둥이에만 실을 묶어놓은 것은 불만일 수 있겠지만 원앙의 머리를 돌려놓음으로써 부부간에 감정을 전달한다는 것은 대화 그 이상의 강한 어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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