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가구의 개념은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그 까닭은, 가구가 하나의 독립된 존재로서 생활 속에 존재한다는 사고방식과, 한편으로는 그것이 다른 도구나 건구(建具) 또는 건물과 밀접하게 결부된 공간 속에서 파악해야 한다는 사고방식 때문이다.

후자의 예로는 부착된 주방용구나 주거의 캡슐 등을 들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가구와 건축의 경계가 확실하지 않아 가구만을 단독으로 떼내서 생각할 수 없다.

새로운 분류는 사람과 물건의 결합에 바탕을 두고 인체계의 가구와 건축계의 가구로 나누고, 의자나 침대는 오히려 의류에 가까운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보며, 장(欌)이나 농(籠)은 건축의 일부로 본다는 사고방식이다. 현재 시장에 나도는 가구를 상품적인 입장에서 분류하면 장 및 농, 테이블 ·책상, 의자, 각종 세트류, 경대, 육아용 가구, 사무용 가구, 학교용 가구, 침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가구의 재료

가구에 주로 사용되는 재료는 목재·강철·경금속·등덩굴·대나무· 가죽·천을 비롯하여 석재도 부분적으로 쓰이고 있으며, 근래에는 플라스틱과 판유리 등도 흔히 사용되고 있다. 사용 재료에 따라 제조법이 다르며 용도도 다르다.


1) 목재가구

오래 전부터 오늘날까지 가정에서 사용되는 가구의 대부분은 목재이다. 양식 가구의 재료로는 종래 졸참나무 ·너도밤나무 ·자작나무 ·벚나무 등의 광엽수 목재가 쓰였으나, 국내의 재료가 부족하여 현재는 나왕 ·티크 ·월넛 등을 수입하여 사용한다.

한국 전통 가구 재료는 전나무 ·오동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은행나무 ·호두나무 ·소나무 등이 쓰였으며 특수한 것에는 자단(紫檀) ·흑단(黑檀) 등의 고급재가 쓰였다. 목재의 최대 장점은 목재 특유의 무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지만, 반면에 뒤틀리기 쉽다는 결점이 있다.

목재의 주성분은 셀룰로오스로서 흡습성이 있기 때문에 대기 중의 습도의 증감에 따라 목재에 수분이 드나들고 그와 함께 세포가 팽창 수축하기도 한다. 세로 방향과 가로 방향의 수축량에는 20배 가량 차이가 있어, 가로 세로의 이음제품은 뒤틀리거나 갈라진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대책을 취한다.

첫째, 건조재를 쓴다. 미리 함수율을 8~12 %까지 건조시킨다.
둘째, 합판을 쓴다. 합판은 목재를 얇게 잘라 결의 방향을 90 °로 교차시켜 눌러 붙인 것이므로 뒤틀림이 적다.
셋째, 파티클 보드나 하드 보드를 사용한다. 목재를 칩상태로 굳혀서 만든 것을 파티클 보드라 하고, 섬유상태로 해체하여 재차 굳힌 것을 하드 보드라고 한다. 이들 모두가 목재의 이방성(異方性)을 없애고 뒤틀림을 방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
넷째, 럼버 코어(lumber core)를 쓴다. 목재를 가느다란 각재(角材)로 만들어 다시 접착하여 각재 또는 판자로 만든 것이다. 다섯째, 중공구조(中空構造)를 채용한다. 즉, 두꺼운 널빤지 속을 얽거나 벌집 모양의 심을 넣어 가볍게, 또 뒤틀리지 않도록 한 구조이다.

목재가구는 지금까지 수공예적인 수법으로 생산되어 왔다. 그러나 현재에는 특수한 고급품을 제외한 모든 가구는 기계공업에 의한 대량 생산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그것은 부재(部材)가 합판 등으로 균질화되고 가공의 정밀도가 높아졌으며 접착제가 진보된 데 원인이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생산기술은 기계의 조립과 같이 임의로 어느 부재를 조립하여도 다 맞게 되어 있다. 종래의 목제품은 복잡한 조립방법을 고안하여 그 정밀도를 자랑하였으나, 지금은 그러한 번잡한 공작이 불필요해졌다.

목재가구의 응용품으로 곡목가구(曲木家具)와 성형합판가구가 있다. 곡목가구는 목재를 쪄서 원하는 형으로 구부려 건조하여 만드는데, 곡선을 마음대로 나타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크게 유행하였으나, 지금은 여러 가지 좋은 재료가 나와 그 방법을 쓰지 않게 되었다.

성형합판가구는 합판을 곡면에 따라 성형하여 만든 가구로서, 목재의 숙명적인 평면성과 너비의 제약을 깬 획기적인 수법이라 하여 환영받았다. 그러나 이것도 현재는 플라스틱이나 그 밖의 다른 재료로 바뀐다. 목재가 가진 독특한 묘미는 다른 재료로써 결코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곡목가구나 성형합판가구는 오늘날에도 역시 가정용 ·공공용 가구로서 널리 쓰인다.

2) 강철가구

보통 강철가구라고 하는 것은 엷은 강판제 가구인데, 대표적인 것에는 사무용 책상·의자·캐비닛 등이 있다. 견고하고 내구성이 강하여, 작업용으로는 적합하나 가정용으로는 차고 딱딱한 감촉 때문에 환영받지 못한다.

최근에는 사무용 가구도 그 결점을 보완하여 골조 부분에는 강철을 쓰고 외관 부분에는 다른 재료를 쓴 새로운 합성 형식이 나오게 되었다. 강철가구의 일종으로 둥근 강제 가구가 있다. 종래는 정원용(庭園用) 가구 등 특수한 용도에 한정되었으나 지금은 여러 용도의 새 형태가 나왔다.

3) 경금속가구

가벼운 점과 재질의 아름다움을 살린 것으로,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의 합금이 사용된다. 일반용 가구 외에 가벼워야 하는 교통기물의 좌석으로 많이 쓰인다.

4) 플라스틱가구

일반적으로 FRP나 ABS수지 등의 합성 수지로 만든 가구를 말한다. 가볍고 튼튼할 뿐더러 곡면의 성형이 자유롭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더욱이, 최근에는 발포성 수지를 사용하는 기술이 개발되어 딱딱하게도 하고 연하게도 하는 탄력성을 자유자재로 부여하게 되자, 의자는 종래의 개념에서 벗어나 완전히 자유로운 것이 되었다. 또, 특히 멜라민 계통의 것은 책상의 윗판이나 옷장의 문짝 등에 많이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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