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BJ헤스티아웨딩 최병순·신재연 원장

자매처럼 꼭 닮은 두 사람이 카메라 앞에 섰다. 막내 디자이너 시절부터 함께한 인연은 10년의 세월을 지나, 마침내 ‘BJ헤스티아웨딩’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새로운 꿈의 출발선에 선 최병순·신재연 원장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좋아하는 드레스를 마음껏 만들고 싶어서

새로 론칭하는 드레스 브랜드는 많다. 하지만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자체 제작을 고수하는 브랜드는 그리 많지 않다.올해 8월 말 최병순·신재연 원장은 오래도록 품어온 꿈을 실현하기 위해 ‘BJ헤스티아웨딩’을 열었다. 그저 드레스가 좋아서. 처음 이 일에 뛰어들었던 10년 전과 조금도 다를 것 없는 마음이었다.

“둘 다 첫 직장이었고, 팀 내에서도 막내들이었죠.”

최 원장과 신 원장은 드레스 제작실에서 동기로 처음 만났다. 같은 직장에서 함께 일한 시간은 1년 남짓이지만 두 사람의 인연은 이후 더욱 길고 끈끈하게 이어졌다. 퇴근 후 시간이 맞을 때마다 만나 디자인 이야기를 나누며 동지애를 쌓아갔다. 새파랗게 어린 신입 디자이너 둘이 머리를 맞대고 앉아 있노라면 결론은 언제나 하나였다.

“나중에 우리 둘이 같이 드레스숍을 열자!”

서로 다른 곳에 몸담고 있던 시절에도 최 원장과 신 원장의 행보는 비슷했다. 같은 시기에 함께 디자인을 시작한 친구들이 하나둘씩 숍으로 자리를 옮길 때도 두 사람은 꿋꿋이 제작실을 지켰다. 그만큼 웨딩드레스 만드는 일에 푹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10년이 지나 두 사람은 어느새 어엿한 메인 디자이너가 되어 각자의 제작실을 이끌어가게 되었다.

“주변에서 왜 숍을 열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사실 이 정도 경력이 되기 전에 자신의 숍을 여는 게 보통이거든요. 하지만 섣불리 숍을 시작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좀 더 확신이 필요 했죠.”

비슷한 시기에 일을 시작했기에 고민마저 비슷했던 두 사람. 그 무렵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공동의 브랜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처럼 서로의 손을 이끌어주며 탄생한 것이 바로 BJ헤스티아웨딩이다.



귀한 신부를 위해 정성으로 지어내는 드레스

앞으로 최 원장과 신 원장은 BJ헤스티아웨딩만의 자체 제작 드레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요즘 트렌드인 수입 드레스 대신 자체 제작 드레스를 고집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저희 둘 다 수입 드레스를 취급하는 숍에서도 일해봤지만, 막상 신부들이 입었을 때 호응도는 국내 제작 드레스가 훨씬 좋은 편이에요. 아무래도 한국디자이너가 만든 드레스가 한국 신부들의 체형과 얼굴에 더 잘 어울릴 수밖에 없죠.”

두 사람의 이러한 자신감은 오랫동안 쌓아온 실무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전국에 매장을 둔 브랜드의 제작실을 거치는 동안 신부들의 취향을 끊임없이 연구했기 때문.

현재 BJ헤스티아웨딩에서는 두 사람의 노하우를 쏟아부은 드레스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숍을 열고 처음으로 선보이는 드레스이기 때문에 한 가지 콘셉트보다는 다채로운 라인과 소재를 보여주는 것에 주력했다고. 하지만 BJ헤스티아웨딩이 추구하는 방향은 명확하게 보여줄 생각이다.

“저희 둘 다 화려한 것보다는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추구하는 편이에요. 어떻게 하면 신부를 가장 귀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연구해요.”

그 답을 찾기 위해 BJ헤스티아웨딩에서는 매달 꾸준히 새로운 디자인의 드레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다양한 스타일의 드레스를 갖춰야만 신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어울리는 드레스를 찾아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작은 숍의 장점은 바로 이런 게 아닐까요? 디자이너들이 신부에게 어울리는 드레스를 직접 권해줄 수 있다는 것 말이에요. 단 한 명의 신부를 위한 드레스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보다 많은 신부를 행복하게 만드는 드레스를 만들고 싶어요.”



최 원장과 신 원장은 입을 모아 BJ헤스티아웨딩을 오래도록 운영하고 싶다고 했다.

“옷을 만드는 사람에게 자기 숍을 여는 것은 최종 목표나 다름없어요. 그런 면에서 저희는 행운아라고 할 수 있죠. 지금은 그동안 만들고 싶었던 드레스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뻐요.”

밤을 새우는 나날이 이어져도 웃을 수 있는 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아닐까.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신부’를 향한 두 사람의 순수한 열정이 오래도록 많은 신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리라 기대해본다.

문의 02 541 2234


에디터 서지연 포토그래퍼 최정우
저작권자 © 웨딩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