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비가일(AVIGAIL) 최혜선 원장, 전통과 트렌드의 미학을 논하다
[인터뷰] 아비가일(AVIGAIL) 최혜선 원장, 전통과 트렌드의 미학을 논하다
  • 권희란 기자
  • 승인 2022.09.2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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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가일’은 히브리어로 ‘하나님의 기쁨이 된다’는 성스러운 용어다. 이젠 신부들의 기쁨이 된 아비가일과 이를 이끄는 최혜선 원장은 요즘도 계속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도전을 꿈꾼다.

지치지 않는 동력으로 웨딩의 기쁨을 만들어내고 있는 그녀와 만나 나눈 솔직 담백한 대화들. 

"웨딩드레스를 만들지 않는다면 제가 뭘 할 수 있을까요? 다른 길을 가는 저는 전혀 상상되지 않아요. 어릴 때부터 줄곧 봐왔던 세계가 곧 나만의 세상이어서 다른 인생은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사진 : 아비가일웨딩(AVIGAIL) 최혜선 원장
사진 : 아비가일웨딩(AVIGAIL) 최혜선 원장

단아한 체구이지만 강렬하면서도 세려된 외모를 지닌 그녀는 ‘꿈’에 대한 질문에 낭랑한 목소리로 웨딩 외에 다른 삶은 없다고 단언한다.

이 당찬 답을 한 그녀의 정체는 바로 아비가일의 최혜선 원장. 다양하고 항상 앞서가는 디자인으로 유명한 브랜드 아비가일은, 그녀의 아버지로부터 시작된 유산 같은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뛰어든 웨딩 업계는 만만치 않았고 여느 막내들보다 더 힘든 생활을 거쳐왔다.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과거의 웨딩 시장은 판매에 주력하던 시기였다.

대량으로 해외에 수출하고 웨딩 홀에 드레스를 판매하는 일정을 맞추다 보면 웨딩드레스 디자인은 다소 천편일률적으로 흐르게 마련이었다.

그런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느낀 최혜선 원장은 신부 개개인의 취향과 트렌드를 입힌 드레스를 만들려고 더욱 노력했고, 이런 마음을 고객과 하는 상담에 반영해 더욱 영역을 넓히게 됐다. 

지난 20여 년간 아비가일을 이끌면서 수많은 일을 겪고, 매번 변화하는 패션과 웨딩 트렌드를 익히고 공부해온 최혜선 원장의 머릿속은 늘 다음을 향한 도전으로 가득 차 있다. 

상세한 컨설팅과 혁신적인 디자인의 만남

“저는 요즘을 살아가는 사람치고는 아날로그에 친숙한 편이에요. 각종 SNS에 익숙하지 않고 또 그런 활동을 선호하지 않아요. 사람을 직접 만나서 얘기하고, 서로가 원하는 지향점을 찾아가는 방식을 좋아하죠.

그래서 아비가일의 드레스를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진솔하게 컨설팅해왔고, 이런 과정은 드레스의 판매보다는 대여 쪽으로 확장하는 데 발판이 됐어요.”

우리나라 웨딩 시장은 대량으로 제작해서 많은 신부가 두루 만족하는 문화에서 이제 개인의 취향에 따른 드레스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아비가일은 이런 변화를 빠르게 예견하고, 한발 앞서 변화의 구심점이 되어왔다.

최혜선 원장은 판매보다 대여로 눈길을 돌리며 여러 포토 스튜디오와 웨딩드레스 화보 작업을 하고, 많은 연예인과 함께 작업한 결과물을 남겼다.

그녀의 행보는 마치 웨딩드레스 계의 오트 쿠튀르 세계를 보는 듯했다. 아비가일의 큰 장점으로 늘 그 자리에 한결같이 있는 면모를 꼽는데, 이는 최혜선 원장이 말한 “내가 만들고 싶은 드레스와 현실에서 잘 맞는 드레스의 중간을 찾는” 선을 넘지 않는 작업을 뜻한다. 

“트렌드와 현실의 중심을 잘 잡는 게 중요해요. 이 일을 20년 동안 해왔지만 언제나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에 해외 브랜드 패션이나 웨딩드레스의 작품을 보며 디자인과 컬러 감각을 새롭게 익히죠.”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최혜선 원장이지만 요즘 신부들의 개인 취향은 그야말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고. 프린트나 색이 들어간 드레스에도 전혀 반감이 없고 오직 자신이 만족하고 예쁘다고 느끼면 신박한 디자인도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대를 불문한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스타일의 그녀인 만큼 최근 들어 다양해진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한 드레스를 내놓고 있고, 그때마다 고객은 뜨거운 반응을 보인다. 요즘은 딱히 트렌드가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최혜선 원장은 원래 조금 내성적이고 완벽을 추구하는 성향이지만 컨설팅이나 화보 촬영을 할 때는 주변을 밝히고 에너지를 불러일으키는 사람으로 탈바꿈한다. 

사람을 상대하는 것보다 혼자 드레스를 만들며 작업하는 시간을 더 좋아하지만 그런데도 신부들과 하는 컨설팅 과정은 즐겁기만 하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취향을 읽고 자신의 조언을 나누는 일이 생각보다 창의적인 작업이기 때문인 듯하다. 

웨딩드레스는 나의 운명
 

사진 : 아비가일웨딩(AVIGAIL) 최혜선 원장
사진 : 아비가일웨딩(AVIGAIL) 최혜선 원장
사진 : 아비가일웨딩(AVIGAIL) 최혜선 원장
사진 : 아비가일웨딩(AVIGAIL) 최혜선 원장

“주변 사람들에게 옷이나 스타일에 대해 추천하는 것을 무척 좋아해서인지 컨설팅이 저에겐 꼭 맞아요. 웨딩드레스 만드는 작업은 두말할 필요도 없죠.

종일 만들라 해도 전혀 힘들지 않을 만큼 그 작업을 너무 사랑해요. 사력을 다했다 싶을 정도로 인생을 걸고, 더욱 다양하고 새로운 드레스를 만드는 일에 의지를 불사르고 싶어요. 가능하다면요.”

한 길을 오랜 시간 걷는 일은 폭넓은 색깔을 가진 브랜드로 성장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 고인 물처럼 변화나 발전이 없을 수도 있는 단점도 지닌다.

더군다나 아비가일은 최혜선 원장이 초등학교 시절 이미 정상급 웨딩드레스를 만들어내는 브랜드였기 때문에 이런 점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과거의 아비가일이 최혜선 원장 아버지가 화려하고 디테일이 완벽한 드레스로 수출과 판매에 주력하면서 장점을 다져왔다면,

현재 아비가일의 색채는 좀 더 도전적이고 독특한 디자인의 결과물과 꼼꼼한 컨설팅을 바탕으로 더욱 단단한 브랜드로 발돋움하고 있다. 말하자면 단점이 없는 게 아비가일의 단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최혜선 원장은 이지적이면서 다소 날카로운 듯 보이는 외면에 다정함과 끊임없이 도전하는 의지가 잘 어우러진 보기 드문 ‘요즘 리더형’이다.

아버지가 일궈놓은 전통과 브랜드 고유의 가치에 그녀가 탄탄하게 쌓아가고 있는 감각적인 디자인, 컨설팅과 대여를 통한 폭넓은 브랜드의 확장성이 결합해 아비가일은 미래가 더 기대된다. 

아비가일은 급변하는 트렌드의 물결 속에서 꿋꿋이 중심을 지켜 온 브랜드다.

그 한가운데, 드레스 만드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사랑하는 만큼 쉼 없이 공부하면서 아름다운 버팀목으로 자리한 최혜선 원장은 아비가일 그 자체가 아닐까 싶다. 

권희란 기자 news@wedding21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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